단체교섭·쟁의행위
[판례평석] 하청노조 파업 시 원청의 대체인력 투입은 적법한가
2026-09-13
하청노조 파업 시 원청의 대체인력 투입은 적법한가
대법원 2026. 9. 2. 선고 2021도11473 판결
Ⅰ. 대법원 판례 분석 및 의미
택배회사(원청)와 위·수탁계약을 체결한 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들의 노동조합이 집배점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다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택배회사는 배송 중단을 막기 위해 다른 지역 직영 택배기사를 투입하였고, 파업
중이던 집배점 기사들이 이를 저지하여 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되었습니다.
형사사건이지만 선결문제는 집단적 노사관계법에 있었습니다. 원청의
직영기사 투입이 노조법 제43조에 위반되는 위법한 대체근로라면
이를 저지한 행위는 정당행위가 될 여지가 있고, 적법하다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심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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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의 사용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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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기사가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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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조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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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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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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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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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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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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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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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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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반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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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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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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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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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반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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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심은 모두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상태에서 ’당해 사업’의 범위 해석만으로 결론을 갈랐으나, . 대법원은 그 전제인 사용자성 단계에서 하급심과 결론을 달리하였습니다.
(1) 노조법 제43조의 규정 구조
노조법 제43조 제1항은 사용자가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도록 하고,
제2항은 그 업무를 도급 또는 하도급 줄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동법 제91조).
쟁의행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용자의 대항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입니다.
문언상 이 규정이 적용되려면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 그 행위를 한 자가 제43조의 ’사용자’일 것
• 투입된 인력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일 것
(2)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
하급심은 첫 번째 요건을 전제한 채 두 번째 요건만 다투었으나, 대법원은 첫 번째 요건 단계에서 결론을 냈습니다.
쟁의행위는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상대방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조법 제43조의 대체근로 금지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
판단은 다음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 해당 노동조합의 조합원과 근로계약관계가 있는가 → 노조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
• 그 사용자가 아니면 → 그 쟁의행위의 상대방이 아니므로 → 제43조의 수범자도 아님
즉 노조법 제43조의 대체근로 금지의무는 쟁의행위의 상대방에게 부과되는
의무이고, 그 상대방인지는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지로 가려집니다.
사용자성이
부정되면 투입 인력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인지를 따질 필요 없이
노조법 제43조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납니다.
(3) 이 사건에의 적용
구 노조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는 근로자와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자에 한정된다는 것이
대법원 2026. 5. 21. 선고
2018다296229 전원합의체 판결(HD현대중공업 사건)의 법리입니다.
택배회사와 집배점 소속 기사 사이에는 그러한 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택배회사는
해당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아니고
따라서 제43조의 대체근로 금지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유보된 부분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유보를 두었습니다.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자가 예외적으로 제43조의
수범자가 될 수 있는 경우를 열어 둔 것인데,
그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대법원이 노조법
제43조 의무의 존부를 사용자성만이 아니라 해당 쟁의행위에 관한 단체교섭의무와 연계하여 판단하였다는
점은
개정 노조법 해석에서 별도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다음 Ⅱ항(개정 노조법에서의 의미)에서 살펴봅니다.
4. 대법원 판례의 의미와 종전 행정해석
수급인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하여 도급인이 대체근로 금지의무를 부담하는지를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판단한 최초의 사례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종래 같은 취지의 행정해석을 유지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노사관계법제과-1355(2013. 4. 25.)는 수급인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로
업무가 중단되더라도 도급인은
그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사용자가 아니므로, 도급인이 중단된 업무를 직접 수행하거나 다른 업체로 하여금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노조법 제43조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행정해석과 같은 취지에서, 쟁의행위의
상대방으로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자는 원칙적으로 그 쟁의행위와 관련한
노조법 제43조의 수범자도
아니라는 점을 최초로 확인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수급인 노조가 수급인을 상대로 쟁의행위를 하는 경우, 그 상대방이 아닌 도급인은 직영 근로자를 투입하거나 중단된 업무를 다른 업체에 맡길 수 있습니다.
Ⅱ. 개정 노조법에서의 의미 — 현대제철 1호 사례
이번 사건은 구 노조법이 적용된 사안입니다. 개정 노조법상 계약외사용자가
노조법 제43조 의무를 어느 범위에서 부담하는지를 직접 판단한 것이 아닙니다.
이
판결을 근거로 개정 노조법하에서도 원청의 대체근로가 전면 허용되었다고 보는 것은 사정 범위를 넘어섭니다.
세 가지입니다.
첫째, 노조법 제43조 자체는 개정되지 않았습니다. 노조법은 제2조의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였을 뿐입니다.
둘째, 대법원이 노조법 제43조의
적용 여부를 해당 쟁의행위에 관한 단체교섭의무와 연계하여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이 판단 구조가 개정 노조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대법원이 밝힌 것은 아닙니다. 개정 노조법 해석에서 참고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셋째, 개정 노조법상 계약외사용자성은 “그 범위에 있어서” 인정됩니다. 즉 교섭의제별로 사용자성이 나뉩니다.
이하는 판시사항이 아니라 위 세 가지를 종합하여 도출되는 해석론입니다.
원청이 일부 교섭의제에서 계약외사용자라는 사정만으로 하청노조의 모든 쟁의행위에 대해 대체근로 금지의무를
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청이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임금·성과급 교섭이
결렬되어 발생한 쟁의행위라면, 원청이 작업환경 의제의 계약외사용자라는 이유만으로 대체근로가 제한된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반대로 원청이 지배·결정하는 의제에 관하여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이
진행되다 그 결렬로 쟁의행위가 이루어졌다면,
원청은 해당 쟁의행위의 단체교섭 상대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기준은 원청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이 쟁의행위의 교섭 상대방이냐 아니냐입니다.
지난 9월 10일 현대제철과
현대ITC·현대IEC·현대IMC·현대ISC 등 4개 자회사 노사가 당진공장에서
’2026년 원·하청 교섭 합의서’에 서명하고 원·하청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개정 노조법 시행
6개월 만의 첫 원·하청 교섭 타결입니다.
교섭의제는 산업안전이었습니다. 노동위원회에서 현대제철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산업안전 의제를 중심으로 원청과 자회사 사측이 함께 교섭하여,
자회사 산업안전·보건 관리체계 개선과 중장기 로드맵 수립에 합의하였습니다.
노동위원회가 판정하는 경향도 같은 방향입니다. 중노위는 중흥건설·중흥토건 사건에서 산업안전 관련 사용자성은 일부 인정하면서 임금 등에 관한 사용자성은 부정하였고,
한화오션 사건에서는 조리실·세탁실·통근버스
등 시설 개선이 소유자인 원청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는 이유로 산업안전·작업환경 의제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사업장별 도급 구조가 다르므로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의제는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Ⅲ. 실무 대응 시나리오
노조법 제43조 적용 여부가 교섭 상대방인지에 연동되는 이상, 이번 판결은 개별 대응 요령이 아니라 교섭 구조를 어떻게 정리해 둘 것인가의 문제로 모아집니다.
범위를 법률적으로 확정한 뒤 교섭에 들어가 협약으로 관리합니다.
현대제철의 경로가 이를 보여줍니다. 노동위원회의 교섭단위 분리 결정으로
자회사 4개 노조와 사내 협력업체 노조의 교섭단위가 나뉘었고,
이어
사용자성이 인정된 산업안전 의제를 중심으로 네 차례 교섭을 거쳐 단체협약에 이르렀습니다.
교섭의제의 범위가 확정된 뒤에 교섭이 시작되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범위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교섭에 응하면 의제의 경계 자체가 교섭 대상이 되고,
쟁의행위 발생 시 원청이 어느 영역의
교섭 상대방이었는지를 사후에 다투게 됩니다.
이 영역에서 쟁의행위가 발생하면 원청은 그 쟁의행위에 관한 노조법 제43조
수범자가 되고, 대체투입 가능 여부는 아래 Ⅳ항(개정 노조법하에서 해석이 필요한 부분)의
미해결 쟁점으로 넘어갑니다. 협약 체결과 이행 관리로 쟁의 상태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분쟁을 없애는 길입니다.
평상시 원청의 사용자성이 형성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임금·성과급 등 하청이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사항에 원청이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지 않다면, 그 의제로 발생한 쟁의행위에서 원청은 교섭 상대방이
아니고
노조법 제43조 수범자도 아닙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확인한
지점입니다.
반대로 평상시 도급 운영에서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임금·인사·근로시간에 관여한 사실이 쌓이면 계약외사용자성이 그 의제까지 확대되고 대체투입 여지도 줄어듭니다.
쟁의 시점의 대응이 아니라 평상시 도급 운영의 문제입니다.
두 영역의 경계를 명확히 한 뒤 교섭에 응합니다.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의제와 그렇지 않은 의제를 구분하지 않은 채 교섭에 응하면 경계가 흐려지고, 시나리오 1과 2의 구분 자체가 무너집니다.
다만 이 경계는 일반론으로 정할 수 없고 개별 사업장의 도급 구조와 실태에 따라 판단됩니다.
Ⅳ. 개정법하에서 해석이 필요한 부분 — ’당해 사업’의 범위
원청이 해당 쟁의행위의 실질적 사용자로 인정되는 영역에 들어갔을 때, 노조법
제43조의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관하여는
개정 노조법하에서 고용노동부 행정해석도 판례도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원청이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조법 제43조
수범자가 아니라고 보았으므로, ’당해 사업’의 범위는 판단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쟁점에서 제1심과 제2심의
결론이 정반대로 갈렸다는 사실 자체가 해석이 확립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원청이 계약외사용자로서 교섭 상대방에 해당하는 쟁의행위가 발생한 경우,
원청의 직영 인력이나 다른 하청업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개정 노조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 행정해석과 판례가 축적되는 과정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본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적 판단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